사설

[경제직필]대전환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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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9-17 17:26 조회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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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위기로 온 나라가 난리통이던 1997년 12월11일,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지구온난화 방지 교토회의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당시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의무에서 면제됐다. 개발도상국들과 같은 대우를 받은 것이다. 2012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협의에서 선진국 수준의 감축의무가 요구될 것은 당연했지만 우리 정부의 대응은 안이했고 이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담론이 될 만큼 국민의식도 성숙하지 못했다.
같은 시기 독일·영국을 비롯한 많은 유럽 선진국들은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에 대비해 재생에너지 기술개발과 확산에 박차를 가했고 에너지 전환의 구체적 로드맵과 실행방안을 세웠다. 그 결과 독일의 경우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 비율이 40%대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의 경우 10%에도 한참 못 미쳐 세계 최하위권이다.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자연적, 지정학적 여건 역시 좋지 않다. 지금이라도 대전환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과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못한다면 다른 선진국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수출 길이 막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의 멀고도 험한 여정은 피할 수 없다. 이제라도 어떻게 과감한 투자를 유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7월 발표된 정부의 ‘한국판 뉴딜’과 최근 발표된 뉴딜금융 지원 방안은 큰 의미가 있다. 비슷한 방식의 그린펀드가 독일·영국 등에서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개발에 활용됐다. 성공적인 펀드 조성을 위해 적정 수익을 보장해주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우리도 이 같은 펀드를 고속도로·터널 등 인프라 투자를 위해 활용해왔다.

이번에 발표된 ‘뉴딜펀드’의 경우 국민참여형이란 점이 중요한 특징이다. 정부재정과 금융권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충분한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심한 결과로 보인다. 국민참여는 채권 투자로 이루어지고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도록 설계될 것이라 한다. 그래서 국민의 세금으로 펀드에 참여한 투자자에게 부당한 수익을 일방적으로 보장해준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개발은 공공성이 큰 성과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투자한 사람들이 창출하는 성과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그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 세금을 이용한 수익보장이 불공정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정부가 제시한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되려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개별 경제주체들에 부여하는 사회적 협의 역시 병행돼야 한다. 산업별 그리고 부문별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하고 그 수준도 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한 법적 혹은 제도적 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것은 큰 문제점이라 생각한다. 개별 경제주체들의 감축의무가 현실화돼야 재생에너지와 탄소저감기술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창출되고 이러한 수요를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녹색산업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와 경제위기는 세계 경제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이 위기가 가져온 산업별, 기업별, 기술특성별 명암은 뚜렷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있을 다양한 경제적 지형 변화가 필연적이다. 특히 원격 경제활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할 정보통신 인프라,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위한 기술·부품·장비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이다.

다행히 이런 변화를 이끌 핵심 부문에서 우리 경제의 국제적 위상은 높다. 정보통신 인프라와 통신 및 전자산업이 그렇고 디지털화와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부문은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 우리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대전환 시대의 국가발전을 견인할 동력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나라들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금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다면 경쟁국들과의 초격차를 만들 수 있고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좋은 기회다.



이러한 대전환의 과정 속에서 전통적 고용관계보다는 새로운 고용관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화와 정보통신 네트워크 기반 경제활동이 강화되면서 플랫폼노동과 시간제·계약직 노동이 빠르게 확대되는 현상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전통적 고용관계로 설계된 사회복지와 안전망의 근본적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복지 사각지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촛불혁명이 탄생시킨 현 정부가 강조했던 “노동 존중 사회”를 위한 고민과 포용적 복지국가로의 전환이 더욱 강조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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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江村) /두보(杜甫)


淸江一曲抱村流, (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 한 구비 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長夏江村事事幽. (장하강촌사사유) 긴 여름 강촌에는 만사가 한가롭다.

自去自來梁上燕, (자거자래당상연)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相親相近水中鷗. (상친상근수중구)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라.

老妻畵紙爲碁局, (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稚子敲針作釣鉤. (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들겨 낚싯바늘 만드는구나.

多病所須唯藥物, (다병소수유약물)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微軀此外更何求. (미구차외갱하구)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화석정 / 율곡 이 이


林亭秋已晩 / 騷客意無窮 숲에는 가을이 저물어 가매 / 시인의 시정은 그지없어라.

遠水連天碧 / 霜楓向日紅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 단풍은 햇빛 따라 불타올라라.

山吐孤輪月 / 江含萬里風 산에는 둥근 달이 솟아오르고 / 강에는 끝없는 바람 어려라.

塞鴻何處去 / 聲斷暮雲中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저무는 구름 새로 소리 끊겨라.

바위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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