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럼

왜 나훈아와 잡스는 소크라테스를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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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10-03 15:12 조회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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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스테스가 살았던 그리스 아테네. 사진 조현 기자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

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

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

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세월은 또 왜 저래

먼저가본 저세상 어떤 가요 테스형

가보니까 천국은 있던 가요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아! 테스형

나훈아가 신곡 테스형에서 애타게 보른 것은 그리스 철학의 태두 소크라테스입니다. 모바일의 신세계를 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잡스(1955~2011)도 “소크라테스하고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주겠다”고 했지요.

20대초 인도순례를 떠나고, 참선 명상을 했던 스티브 잡스는 구도적 열정이 남달랐지요. 아마도 그가 소크라테스와 식사를 한끼하고 싶었던 것은 나훈아 처럼 ‘먼저 가본 저세상은 어떤지, 가보니까 천국은 어떤지’ 묻고 싶어서 그랬을 지 모릅니다.

스티브 잡스는 췌장암이 이미 심해진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죽음 앞에 선 자신의 상황을 전하면서 “모든 외부의 기대, 자존심 그리고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앞에선 모두 떨어져 나가고 오직 진실로 중요한 것들만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잡스의 기대와 달리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선 분명히 말하지않았지요. 다만 얼마든지 독배를 피하고 전날 도망을 갈 수 있음에도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이렇게 말했지요.

“만일 죽음이 무감각 상태로 어지러운 꿈조차 꾸지 않는 잠과 같은 것이라면 죽음은 큰 소득이다. 여러분은 꿈조차 꾸지 않고 숙면의 밤을 보낸 날이 며칠이나 되는가. 그런 밤은 지극히 적다. 단잠을 자게 된다면 얼마나 큰 소득인가. 그게 아니고 만일 죽음이 다른 곳으로의 여행이어서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와 옛 영웅들을 다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몇 번이고 죽고 싶다. 또한 죽어서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좋은 때가 왔다고 확신한다. 그래서 나를 고발하고 사형을 선고한 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그들은 내게 해를 끼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죽음이 영원한 끝이라도, 다른 곳으로의 여행이라도, 둘 모두 좋다는 것이다. 아마 긍정심리학의 시조로 봐야할만큼 긍정적인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 소크라테스는 자유로운 영혼이었지요. 아테네 시내 아카데미에 서 있는 좌상이 말해주듯 이마는 툭 튀어나오고 코는 들창코인 천하의 추남이었지만, 신의 종으로 만족했던 그리스의 사상계에서 이상적 철학의 문을 열었지요. 더구나 ‘창녀 아스파시아’를 스승 삼아 ‘언어의 마술’을 전수받은 그가 입을 열면, 스승을 동성애 연인 삼아 지혜를 전수 받고싶어했던 젊은 청년들이 열광할 정도였지요.

그리스의 꽃미남 알키비아데스는 <향연>에서 자신이 붙잡아 함께한 첫날밤에 소크라테스가 자신을 얼마나 ‘쪽팔리게’ 했는지 전하며, “선생님이 괴물처럼 못생겼는데도 그의 말을 들을 때면 나의 심장은 종교적 열광에 사로잡혔을 때보다 더 빨리 뛰고 얼굴엔 눈물이 흐른다”며 “그의 성격과 자제력과 용기를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했지요.

알키비아데스는 그리스 최고 권력자 페리클레스의 양아들로 고대 올림픽의 마차경주 대회에서 1위를 한쓴 스타였지요.

지금은 민주주의가 인류가 발명한 최상의 정치체제라고 믿지만,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자들에 의해 사상범으로 몰려 죽음을 당한 것도 지금으로선 특이한 일이지요.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독재국가 스파르타를 이상적인 국가로 찬영하고, 그 다음이 과두정이고, 민주주의에 대해 가장 박한 점수를 주었지요.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원시적 신화 속에 잠자던 인간의 이성을 일깨운 인물이지요.

“그리스라는 경탄할 만한 민족이, 희망봉을 도는 항로를 발견한 것보다 훨씬 더 중대한 사고방법의 혁명을 가져왔다.”

훗날 18세기 독일의 대표적인 철학자 칸트의 찬사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신이 보낸 등에(gadfly)’라고 했습니다. ‘등에’는 쇠파리처럼 시끄럽고 톡 쏘는 곤충이지요. 자장가를 불러주기는커녕 잠들거나 취해 있지 못하고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사람인 셈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우매한 대중보다는 현명한 철인이 이끄는 정치체제가 낫다고 했다고 해서, 그의 외적인 욕망에 현혹된 인물들에 혹독했지요. 소크라테스는 말합니다.

“돈만 있고 덕이 없는 것만큼 추한 것은 없다. 비겁한 사람이 신체적 아름다움만 있다면 비겁함을 더욱 드러나게 할 뿐이다. 또한 정의와 덕이 없는 지식은 지혜가 아니라 간사함이 된다. 출신과 부모 조상의 명성만으로 위세를 부리는 것만큼 수치스런 것도 없다.”

누군가 얼굴이 탁월하게 아름답고, 건강하고, 유능하고, 공부를 잘한다는 것만으로 칭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즉 고시에 합격하거나 의사이거나 흥행 배우이거나 성공한 예술가이거나 사업가라는 이유만으로 칭송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가 자신의 탁월함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는지 여부를 충분히 알기 전에는 말이지요.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well/mind/964205.html?_fr=mb2#csidx902e04957dd6176817d00f09ad5ff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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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江村) /두보(杜甫)


淸江一曲抱村流, (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 한 구비 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長夏江村事事幽. (장하강촌사사유) 긴 여름 강촌에는 만사가 한가롭다.

自去自來梁上燕, (자거자래당상연)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相親相近水中鷗. (상친상근수중구)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라.

老妻畵紙爲碁局, (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稚子敲針作釣鉤. (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들겨 낚싯바늘 만드는구나.

多病所須唯藥物, (다병소수유약물)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微軀此外更何求. (미구차외갱하구)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화석정 / 율곡 이 이


林亭秋已晩 / 騷客意無窮 숲에는 가을이 저물어 가매 / 시인의 시정은 그지없어라.

遠水連天碧 / 霜楓向日紅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 단풍은 햇빛 따라 불타올라라.

山吐孤輪月 / 江含萬里風 산에는 둥근 달이 솟아오르고 / 강에는 끝없는 바람 어려라.

塞鴻何處去 / 聲斷暮雲中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저무는 구름 새로 소리 끊겨라.

바위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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