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직 후보자는 처음” 이진숙 만행 밝힌 언론·시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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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전보·노조 사찰·색깔론·참사 유가족 모욕
국회 ‘이진숙 후보자 언론탄압 증언대회’서 폭로
“정치적 중립성 위반, 부당 해고, 보복 인사, 노조 사찰, 밀실 민영화 추진, 좌파·우파 갈라치기, 사회적 참사에 대한 조롱·막말·혐오. 언론계 생활 24년간 많은 부적격 공직자를 봐 왔지만 이진숙씨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언론탄압 증언대회’ 사회를 맡은 김준일 평론가는 행사 말미에 이렇게 말했다.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공동 주최한 이날 증언 대회에는 문화방송 재직 시절부터 최근 정치인 활동까지 이 후보자의 언행을 두고 제기된 각종 의혹과 논란의 피해자들이 모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이 되면 “언론은 흉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2012년 문화방송 총파업 때 가장 먼저 해직당했던 박성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이 되면 문화방송뿐 아니라 공영언론, 방송·언론계에 커다란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당시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한국기자협회 문화방송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구성원들에 의해 제명됐을 정도로 기자들의 요구를 묵살·왜곡하고 김재철 당시 사장의 비리를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지회장이었던 박 회장은 제작 거부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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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이어 “제명 이후 벌어진 행태가 더 가관이었다”며 문화방송사 쪽이 보안프로그램을 통해 노조 간부들을 불법 사찰한 사건, 파업 복귀 이후 노조 출신 기자들을 비제작 부서로 보낸 부당 전보 사건 등을 거론하며 “징계와 방출 퍼레이드가 벌어진 시절”이라고 했다. 당시(2014년) 이 후보자는 보도본부장이었다. 박 회장은 “(이 후보자가) 당시 문화방송에 회복할 수 없는 분열의 씨앗을 심었다. 이번에는 또 어떤 보복과 응징을 행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2022년 자유민주당 주최 강연 발언으로부터 촉발된 ‘대중문화·예술계 인사 갈라치기’ 논란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강연에서 연예인 실명을 거론하며 좌파·우파 연예인을 지목했다.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국정원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문화방송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던 방송인 김미화씨는 이 명단에서 또 ‘좌파’로 언급됐다. 김씨는 이날 증언대회에서 “이진숙씨는 또 다른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중 예술하는 사람은 좌파도 우파도 없다. 그저 자기가 끌리는 대로 이것을 예술로 담아야겠다 생각하면 담는 사람들”이라며 “어떻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피피티까지 띄우고 그런 발표를 할 수 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씨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승소한 ‘블랙리스트 손해배상 재판’ 결정문을 읽으며 “6∼7년 법원 끌려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가 왜 이런 판례를 남겼겠나. 후배들은 선배들 같은 고통을 당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속속 알려지고 있는 사회적 참사 관련 망언에 관한 질타도 쏟아졌다. 이 후보자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좌파 언론 기획설’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고(지난해 3월 페이스북),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나라 앞날이 노랗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2022년 9월 페이스북). 세월호 참사 때 보도본부장이었던 이 후보자는 ‘전원 구조 오보’, ‘희생자 보험 배상금 추산 보도’, ‘유가족 폄훼·모욕 보도’ 등 문화방송 ‘보도 참사’의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는다.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왜곡보도와 국민의 알 권리를 막고 언론 탄압을 일삼았던 이진숙 전 보도본부장이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대한민국의 양심적이고 국민을 위한 언론은 또 사망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역시 “(이 후보자처럼) 극우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은 모든 사람을 좌파·우파로 밖에 판단하지 않는다. 유가족도 좌파로 낙인 찍어 방송을 왜곡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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