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묻고 이틀만…”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하루 쉬고 출근날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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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5-11-15 18:16 조회 13 댓글 0본문
지난 4월13일 고 오승용씨가 휴무를 요청했지만, 영업점 팀장은 “원하대로 하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라”며 이를 거부했다. 유가족 제공
“아빠 묻고 이틀만…”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하루 쉬고 출근날 참변
15일 연속 야간노동 한 노동자도
쿠팡이 야간 택배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겠다며 ‘격주 주 5일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제주에서 새벽배송하다 숨진 고 오승용씨는 매주 주6일 동안 11시간30분씩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연속 새벽배송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유가족은 “쿠팡 대표가 직접 사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오씨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3일부터 4주간 오씨가 사용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애플리케이션과 영업점의 업무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CLS는 쿠팡의 배송 자회사이고, 영업점은 쿠팡 CLS와 배송 위탁계약을 맺은 뒤 특수고용노동자인 ‘퀵플렉서’를 관리하는 회사다.
저녁 7시부터 하루 11시30분씩 새벽배송을 담당한 오씨는 일주일에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주 6일 일했다. 지난해 8월 쿠팡이 발표한 ‘격주 주5일 배송제’(1주는 주 6일, 1주는 주 5일 근무)가 오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씨는 ‘법적 과로사’(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시간은 30% 가산) 산정 기준으로는 주 83.4시간을 일했다.
쿠팡CLS는 영업점에 백업기사(쉬는 노동자의 배송 물량을 대신 처리해주는 노동자)가 있어 노동자의 건강·휴식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유가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씨 아내는 “남편이 영업점에 ‘일이 있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 (그쪽에서) ‘이런 식으로 하실 거면 다른 곳으로 (계약을) 알아보시라’고 말하는 카카오톡 대화가 있다”며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도 영업점에서 나와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와서 나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점과의 다음 재계약 때 문제가 생길까 봐 2년 가까이 원하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초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이 오씨는 체중이 20㎏가량 빠졌다고 한다.
같은 영업점에서 일한 또 다른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중에는 최장 15일 연속 근무한 동료도 있었다. 택배노조는 “쿠팡CLS는 연속 7일 이상은 동일 아이디로 쿠팡 CLS 앱 로그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7일 이상 연속 근무는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는데, 현실은 이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사 본인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업무를 하는 꼼수가 고인의 영업점에서도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쿠팡CLS가 직접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심지어 오씨는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직후 영업점에 “이틀 쉬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영업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하루만 쉬고 복귀한 업무 첫날인 지난 10일 새벽 2시9분께 오씨는 택배차량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끝내 숨졌다.
택배노조는 “고인은 10분 거리에서 배송하던 도중인 지난 4일 오후 9시께 배송업무로 인해 아버지 임종을 보지 못했고, 4시간 더 일하고 난 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며 “장시간 노동에 이어 아버님을 잃은 슬픔 속에 장례를 치러내면서 고인은 매우 큰 신체적 무리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한 채 또다시 야간배송업무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교통사고 전 오씨의 몸이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택배노조는 “단순 졸음운전이었다면 (사고지점의) 화단 연석과 운전석 쪽 앞바퀴의 1차 충돌 후 가로수와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핸들 돌리기나 브레이크 작동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핸들을 쥐고 있었으나 사실상 운전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직선 주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장례 기간 영업점 관계자만 조문했다며, 쿠팡의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씨의 누나는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동생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하고, 쿠팡은 유가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아빠 묻고 이틀만…” 숨진 쿠팡 새벽배송 기사, 하루 쉬고 출근날 참변
15일 연속 야간노동 한 노동자도
쿠팡이 야간 택배노동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겠다며 ‘격주 주 5일제’를 시행하는 가운데, 제주에서 새벽배송하다 숨진 고 오승용씨는 매주 주6일 동안 11시간30분씩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연속 새벽배송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유가족은 “쿠팡 대표가 직접 사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14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오씨 유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3일부터 4주간 오씨가 사용한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애플리케이션과 영업점의 업무 카카오톡 대화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쿠팡CLS는 쿠팡의 배송 자회사이고, 영업점은 쿠팡 CLS와 배송 위탁계약을 맺은 뒤 특수고용노동자인 ‘퀵플렉서’를 관리하는 회사다.
저녁 7시부터 하루 11시30분씩 새벽배송을 담당한 오씨는 일주일에 목요일을 제외하고는 주 6일 일했다. 지난해 8월 쿠팡이 발표한 ‘격주 주5일 배송제’(1주는 주 6일, 1주는 주 5일 근무)가 오씨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씨는 ‘법적 과로사’(밤 10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의 시간은 30% 가산) 산정 기준으로는 주 83.4시간을 일했다.
쿠팡CLS는 영업점에 백업기사(쉬는 노동자의 배송 물량을 대신 처리해주는 노동자)가 있어 노동자의 건강·휴식권이 보장되고 있다고 주장해왔지만, 유가족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오씨 아내는 “남편이 영업점에 ‘일이 있어서 쉬고 싶다’고 하면 (그쪽에서) ‘이런 식으로 하실 거면 다른 곳으로 (계약을) 알아보시라’고 말하는 카카오톡 대화가 있다”며 “남편이 (일주일에 하루) 쉬는 날에도 영업점에서 나와줄 수 있냐고 연락이 와서 나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점과의 다음 재계약 때 문제가 생길까 봐 2년 가까이 원하는 날에도 쉬지 못하고 초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이 오씨는 체중이 20㎏가량 빠졌다고 한다.
같은 영업점에서 일한 또 다른 쿠팡 새벽배송 노동자 중에는 최장 15일 연속 근무한 동료도 있었다. 택배노조는 “쿠팡CLS는 연속 7일 이상은 동일 아이디로 쿠팡 CLS 앱 로그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7일 이상 연속 근무는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는데, 현실은 이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기사 본인의 아이디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업무를 하는 꼼수가 고인의 영업점에서도 이뤄지는 것은 아닌지 쿠팡CLS가 직접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심지어 오씨는 아버지 장례식을 치른 직후 영업점에 “이틀 쉬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영업점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하루만 쉬고 복귀한 업무 첫날인 지난 10일 새벽 2시9분께 오씨는 택배차량을 몰고 가다 전신주를 들이받고 끝내 숨졌다.
택배노조는 “고인은 10분 거리에서 배송하던 도중인 지난 4일 오후 9시께 배송업무로 인해 아버지 임종을 보지 못했고, 4시간 더 일하고 난 뒤 장례식장에 도착했다”며 “장시간 노동에 이어 아버님을 잃은 슬픔 속에 장례를 치러내면서 고인은 매우 큰 신체적 무리와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휴식조차 취하지 못한 채 또다시 야간배송업무에 투입됐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비판했다.
교통사고 전 오씨의 몸이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택배노조는 “단순 졸음운전이었다면 (사고지점의) 화단 연석과 운전석 쪽 앞바퀴의 1차 충돌 후 가로수와의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적 핸들 돌리기나 브레이크 작동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었다”며 “고인이 핸들을 쥐고 있었으나 사실상 운전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직선 주행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장례 기간 영업점 관계자만 조문했다며, 쿠팡의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오씨의 누나는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노동에 내몰아 왔던 쿠팡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과로로 숨진 동생의 영정과 유가족 앞에 직접 와서 사죄하고, 쿠팡은 유가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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